봄, 사자(死者)의 서(書) (창작과비평 2010년 가을호)

실직하고 노숙자로 떠돌던 한 가장이었던 남자의 죽음.



동백꽃 (문학과사회 2013년 겨울호)

경숙, 동엽, 유자. 가난한 섬마을의 삼각관계.



왕들의 무덤 (문예중앙 2010년 겨울호)

중년의 소설가 정희, 호주로 유학 가 있는 딸 지영  오십이 넘어서도 시간강사로 떠도는 현수. 왕릉 구경. 

-허영심, 가난, 



파충류의 밤 (문학동네 2013년 가을호)*

편집자 수경, 부장, 불면증에 시달리는 밤.

-불면증, 파충류, 술, 죽음, 삶의 의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자음과모음 2013년 여름호)

  쉰일곱의 일용직 육체노동자 경구, 그리고 그의 가족들(딸 미숙, 아들 영민). 개 같은 년, 씨발, 매정한 년, 미친놈들, 육시랄 년, 불쌍한 년으로 이어지는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푸념. 냉동창고에서 일하다 받은 냉동 칠면조 한 마리. "육체노동자들은 목소리가 크다. 화통을 삶아 먹은 것 같다. 술집을 가든 당구장을 가든 제일 큰 소리로 떠드는 이들은 노가다들이다. 그것은 그들이 늘 시끄러운 공사판에서 일하느라 소리를 지르는 게 습관이 되어서이다. 또한 아무도 그들의 말을 귀담아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래고래, 악을 쓰며 고함을 지르는 것이다. / 이 씨발 것들이, 제발 아가리 닥치고 내 말 좀 들어봐!"(120) 칠면조로 자신이 빚지고 있던 유흥업소 사장을 때려죽이고 자신이 가던 당구장 앞에 시동 걸린 채 서있던 벤츠트럭을 뺏어 타고 7년 전 이혼했던 아내가 일한다던 안산으로 간다. 그의 분노는 어디를 향해 있는 걸까? 세상? 자신의 인생? "하지만 눈에 보이는 건 두렵지 않았다. 정작 무서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의 인생을 이리저리 휘둘러서 공사판에 패대기친 좆같은 그 무엇이었다."(125) 아내의 이름은 항상 등장하지 않는다??


- 일용직 육체노동자, 노가다, 욕, 절망, 아내와의 이혼, 술, 도박, 칠면조, 분노



전원교향곡 (문학사상 2011년 11월호)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독백조. 정환, 그리고 이혼한 아내, 아들 은우, 은골에서 살던 행복한 나날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몰락한 현대 소시민들은 무기력함에서 오는 분노를 표출할 길이 없어 꾹꾹 그것을 눌러담다가, 마침내 어떤 도화선을 찾아 모든 것을 쏟아붙고는 텅 비어버린다. 망한 돼지감자 농사, 악취를 내뿜던 돼지 축사, 그리고 그 앞을 지키던 번견 셰퍼드 등에게 분노가 표출된다. 그렇다면 어디에 분노를 표출해야 올바르게 분노를 표출한 것이 되는 건가?? 무엇 때문에 그들은 몰락할 수밖에 없었나? 허영심? 낭만적 삶에 대한 환상? 


- 아내와의 이혼, 허영심(아내), 분노, 귀농, 방화, 절망, 술, 욕




핑크 (문학사상 2014년 6월호)  대리기사인 남자 뒷자석에 앉은 뚱뚱한 여자. 핑크색 패딩과 핑크색 목도리를 하고 있다. 

"대리기사 십만명 시대에 더는 특별하달 것도 없는 직업이 되었지만 언제부턴가 대리기사는 실패한 인생의 한 상징처럼 여겨지는 것도 어느정도 사실이었다. 성공한 동창생을 우연히 손님으로 만나 그의 외제차를 운전해주는 건 아무도 상상하고 싶지 않은 장면일 것이다."(165)

"...그들은 일이만원짜리 행운을 찾아 진지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마치 얼굴만 떠다니는 유령들처럼 화면의 푸른빛에 반사된 얼굴이 꺼질 듯 희미했다. 그들은 밤새 도시 이곳저곳에서 깜박거리다 새벽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터였다. 그리고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남자는 자신이 그 무리에 속해 있지 않다는 데 작은 만족을 느꼈다. 삼만원짜리 행운을 잡아 힘겹게 도시를 탈출하는 중이었다."(168)

앳된 목소리의 뚱뚱한 핑크빛 여자는 트렁크에 남자의 시신을 실은 채 대리기사를 통해 차를 저수지까지 몰아간 다음 차와 함께 시체를 수장하고자 했다. 남자는 모든 것을 못 본 척 하기로 하고, 여자에게 같이 가자고 한다. 

"그날은 둘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에겐 졸피뎀이 몇알 남아 있었다. 수면제를 먹고 푹 자고 일어나면 그의 휑한 방엔 풍성한 여자의 살냄새가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시내의 불빛이 점점 더 가까워오고 있었다. 남자는 문득 저수지 쪽을 돌아보았다. 날이 밝고 눈이 녹으면 대리기사가 다녀간 자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터였다. 차는 부드럽게 저수지 안으로 점점 더 깊이 잠겨들고 죽은 사내는 안전벨트에 몸이 묶인 채 차가운 물속에서 서서히 부패할 것이다. 오래전 그의 아내가 그랬듯이."(180)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아내(여자)들은 속물이거나, 허영심이 그득하거나, 남자들이 감당해낼 수 없을 정도로 원하는 게 많아 그들의 생활을 망쳐버리는 그런 존재로 등장하는 듯하다. 마치 자신이 호되게 데인 경험이 있는 것처럼..

- 대리기사, 약(바리움), 아내와의 문제("오래전 아내와 결혼생활을 할 때처럼...162), 살인



우이동의 봄 (실천문학 2012년 여름호)**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막노동하는 나. 

"인생의 종착역은 원래 그런 것일까 밤새 고통스러운 기침을 하고, 맛이 고약한 소다를 한숟가락씩 퍼먹으며 배에 구멍을 뚫어 고무호스로 오줌을 빼내는? 그래서 녹용이 빠져버린 한약처럼 쓰디쓰기만 한?"(195)

주인집 딸 경숙.(주인집도 재혼해서 새엄마와 함께 사는 상황임) "그녀는 어쩌면 자신의 출신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늘씬한 몸매와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평생 엉뚱한 시간에 엉뚱한 장소에서 헤매고 다닐지도 몰랐다."(208)

꽃구경.. "우리는 벤치에 앉아 길가에 핀 벚꽃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꽃은 아름다웠고 아름다워서 슬프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그것은 가난한 우리가 누리는 가장 저렴한 호사였지만 한창 만개한 벚꽃은 너무 화려해 나에겐 꿈속인 듯 도무지 현실감이 없어 보였다. 우리에게 현실은 옹색한 단칸 셋방이었고, 밤마다 들리는 기침소리였으며 주책없는 중년 부부가 밤마다 살찐 엉덩이를 꿈틀거리며 내는 난잡한 교성이었고, 치정과 불륜, 어깨를 아프게 찍어누르는 철근이었다."(215)

- 허무, 그러면서도 남아있는 삶의 애잔함과 애환. 삶이 만들어내는 역설, 형용하기 힘든 그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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