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8-1008.

Geo Tracker로 기록한 이동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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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목포(노르웨이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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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 게스트하우스-목포항-제주항-풍차도로-한림칼국수-서귀포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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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자연휴양림-1100고지길-금오름-차귀도 방향-산방산-외돌개길(올레길7코스)-성판악-관음사야영장-1100고지길-서귀포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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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자연휴양림-남원읍-표선면-섭지코지-성산일출봉-어머니몸국-준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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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 게스트하우스-성산일출봉-(4인팟 결성)-올레시장-제스토리-표선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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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선해수욕장-88버거-오설록-풍차도로-스카이워커 게스트하우스

4(추석)

 스카이워커 게스트하우스-제주항-목포항-영암F1오토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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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F1오토캠핑장-팽목항-세월호 기억의 숲-해남군-땅끝마을(77번국도)-완도-가우도 출렁다리-수문해수욕장-스파리조트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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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리조트 안단테 (하루종일 비가 와서 이동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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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리조트 안단테-고흥군-소록도-거금도(익금해수욕장, 소원동산)-내나로도-외나로도-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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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서울


  9월 30일 일요일. 까마귄지 머시깽인지 모를 새들의 울음소리에 깼다. 더 자려고 했는데 깨고 나니 잠이 안 옴....☆ 새시끼들..하..

 

 

암튼 일어나서 텐트 밖으로 나왔더니...띠용..이곳은 어디인가... 나무 사이사이로 번지는 아침햇살이 참 아름다운 고요한 숲 속이었다. 간밤에 늦게 들어왔을 때는 잘 몰랐는데..

 

한참 넋을 잃고 풍경을 감상했다.

 

 

근사한 풍경 속에서 모닝커피 한 잔!

 

이런 귀한 경관을 단돈 몇 천 원에 즐길 수 있다니, 서귀포자연휴양림 짱짱.. 이 아침풍경을 보고 여기서 하룻밤 더 묵기로 결정했다. 모닝커피를 때리며 텐트를 대충 정리하고, 오늘의 첫 목적지로 향했다. 길이 재미나서 제주도의 라이더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바로 그 유명한 1100고지!!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오는 길에서 휴양림으로 들어오지 않고 위로 계속 올라가면 1100고지 길에 진입하게 된다. 상쾌한 공기를 즐기며 차가 별로 없는 깨끗한 도로를 달리고 싶다면, 이른 아침에 1100고지를 가보도록 하자. 단 가끔 너무 신나서 차선 밟고 달리는 차들이 있으므로 항상 주의할 것!

 

 

인증샷1

 

인증샷2

 

인증샷을 몇 장 남기고 나서는 신나게 셀카를 찍어댔다. 헤헷^&^ 일찍 와서 사람이 하나도 없는 덕에 눈치 안 보고 찍어댈 수 있어서 좋았다.

  1100고지를 뒤로 하고 다음 행선지는 금오름. 금오름은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오름이라고 추천받은 오름이었다. 어차피 어제 돌다 만 해안도로 시작점으로 가려면 금오름을 지나가야 해서, 가는 길에 들르기로 했다.

 

그러나 오름에 도착하고 보니 차량진입금지라는 팻말이 떡하니 놓여 있었다. 이 오름은 사유지인데, 하도 차들이 많이 올라댕겨서 이제는 차량을 통제하는 듯하다. 차량진입금지라고 하니 내려서 걸어올라가야 하나(텍알부츠를 신고 등산이라니..) 고민하면서 머뭇대는데 봉고차 몇 대가 그냥 안으로 들어가길래, 나도 오도방을 끌고 그냥 따라 들어갔다. 동그랗게 생긴 오름인데 가운데 부분은 움푹 패여 있었다. 근처 경관을 보기에는 나쁘지 않았으나, 꼭 올라가야 할 명관은 아니다. 여유있는 분들은 한 번 들러봄직한, 그냥 그저 그런 오름.


 

사진 속 화살표는 츅둘반. 여기까지만 차로 진입할 수 있고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걸어올라가야 한다.

 

 

 

 

금오름을 지나서는 남쪽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제주도의 외곽을 한바퀴 빙 도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였기 때문에, 어디 들를 생각도 않고 그냥 겅치를 즐기며 맘 내키는 곳에 잠깐 서서 사진도 찍고 하며 유유자적 달렸다.

 

산방산 앞에서 잠깐 세워놓고 한 장

 

산방산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달리다보니 점심때가 되어 점심 먹을 곳을 찾아보다 카페를 하나 발견했다.

 

 

 

 

 

인절미 가루 듬뿍 뿌려진 달콤고소 오메기떡 토스트

 

 

마켓 오름이라는 이름의 카페였는데, 다양한 카페 메뉴와 함께 장내에서 제주의 여러 특산물과 가공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잼을 몇 종류 사서 택배로 부칠까 하다가 관뒀다. 오메기떡 토스트라는 것을 점심으로 먹었는데, 한라봉 잼과 함께 떡이 푸짐하게 안에 들어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든든했다. 온라인으로도 주문할 수 있는 듯하니 달달한 한라봉 잼이 다시 생각나면 주문해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배도 채웠고, 이제는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향했다. 가다가 올레길에 잘못 진입해서 순간 당황했다. 길이 점점 좁아지길래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올레길 코스....ㅋㅋ 당황해하지 않고 얌전히 돌아서 빠져나왔다. 좁은 길 사이로 지나가는 맛이 있었다! 뭔가 미로 속 같기도 하고..?

 

 

 

 


 

 

뽈뽈거리면서 잘 돌아다녔다. 오늘은 해가 지기 전에 일찌감치 서귀포자연휴양림으로 돌아왔다. 죙일 입었던 짠내나는 옷을 빨고 텐트 안에 널어두었는데...잘 마를 것 같지는 않았다. 덜 마르면 덜 마른 상태로 내일 그냥 입고 나가지 뭐...^,^

 

(...는 정말 안 말랐다고 한다. )

 


10월 1일

  다음날 아침엔 비가 오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ㅈ됐다;'하고 생각하며 황급히 텐트를 정리했다. 비오는 중에 옷을 갈아입고 텐트를 접고 짐을 싸는 과정들이 정말....빡셌다^^^^ 분명 추운 날씨였는데도 짐정리를 마치고 나니 땀을 잔뜩 흘리고 있었다. 우의를 챙겨 와서 다행이었다. 비가 오든 말든 난 오늘치의 길을 간다!!

섭지코지도 가고,

 

성산일출봉..을 오르진 못하고 먼발치에서 구경만 하고,

 

비가 오더라도 난 돌아댕기며 사진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비를 맞았다.

 

 

비가 미친듯이 퍼붓는 와중에도 삼각대를 이용한 사진까지 찍었다. 장하다 나...^_ㅠ (삼각대가 바람에 휘청해서 카메라가 큰일날 뻔한 건 안비밀)

 

 

 

점심은 올레길(몇번인지도 기억이 안 난다) 어드메에 있던 어머니몸국이라는 허름한 몸국집. 맛있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났더니 으슬으슬 추워지고 장갑도 쫄딱 젖은 채로 한참을 달려서 손도 감각이 없어지고 해서..더 돌아다니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인근 지역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물색해서 준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도미토리가 저렴하길래 도미토리로 예약했는데 커다란 별채 전부를 도미토리로 사용하고 있었다. 아늑하고 조금은 고풍스러운 집 분위기의 게스트하우스였다. 그리고 투숙객은 꼴랑 나 혼자....^^^ 하긴 이런 날씨에 누가 여행을 다니겠어..

 

 

 

우의와 신발을 벗고, 쫄딱 젖은 양말까지 벗으니 피로가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씻고 기절. 한참 자는 도중 인기척이 들려서 깨보니 게스트하우스에 다른 투숙객이 와 있었다. 친구 둘이서 자전거 일주 중이시라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으며 자전거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들을 수 있었다. 자전거 국토종주 여권과 스탬프도 구경하는데, 자전거도 참 재미있는 취미생활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벅지만 괜찮다면야..